사십대 중반이 되니 좋은 친구가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 솟아난다. 나에게 '친구'는 동갑내기나 어려울 때 서로 돕는 사람이 아니라 서로에게 정신적 서포트를 줄 수 있는 사람인데 남편과 아이들도 내게는 친구이고 멀리 떨어져서 몇 년을 만나지 못하지만 이따금씩 휴대폰 너머로 여전히 우리가 같안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같은 종족임을 확인하는 친구도 있다.
아이들은 가족이라서, 내 자식들이라 그렇게 느끼는 걸거다....라고 누군가 말한다면 그건 인정하고 싶지 않다. 내가 친구같은 엄마라서가 아니라.... 절대 평등한 관계는 아닌데 나를 너무나 속속들이 잘 알고 서로의 잘잘못에 솔직하게 조언과 직설, 위로를 분명히 해주는 존재이다보니 어른 누군가를 만나는 것보다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너무 좋다.
오늘은 오랜만에 미국에 있는 친구와 통화했다. 언제나처럼 다정한 말투에 나를 아주 잘 아는 친구. 나의 강약점을 다 알고 그걸 귀엽게 봐주는 친구다. 우리의 모든 관점이 100% 일치하는 것이 아님에도 통화만으로도 채워지는 에너지가 분명히 있으니, 내가 혼자 커피를 마시고 친구는 전화로 만나는게 어쩜 당연히 그럴만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마음과 힘을 쏟아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는 매우 명확하기 때문에 사소한 일들, 결국 스쳐지나가는 인연에는 되도록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은 내가 하는 일이 나에게 나름 인생의 의미를 깨우쳐 주는 일이라 더욱 집중하고 싶고 여가도 이를 뒷바쳐줄 수 있는 시간으로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