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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유학생은 공부 안 해도 될까Vancouver 2023. 1. 15. 16:53728x90
이건 조금 민감한 소재인데, 오늘 아이가 한국 친구들 이야기를 해 줘서 나도 공부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한국 친구들 너무 힘들어 한다고....
한국에서 캐나다 세컨더리(혹은 하이스쿨)에 전학을 오는 친구들 중엔 분명 한국 입시 지옥을 피해서 오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솔직히 UBC나 토론토 대학이 인생 꿈의 대학 레벨은 아니니까.... 어쨌든 캐나다 고등학생들은 정 안되면 칼리지를 들어가서 편입하는 방법도 있기 때문에 네임밸류 있는 대학에 좀 쉽게 들어간다고 계획한다면 캐나다는 좋은 옵션이 될 것 같다. 물론 미친 학비가 장애물이지만. (인터네셔널학생들이 봉이니까요)사람들은 어쩐지 캐나다라면 매일 워라밸 지키고 살 것 같고 학생들도 공라밸 학생인권이 공부보다 위에 있어 스트레스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 같은데 난 그저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고 답할 수 밖에 없다.
그럼 캐나다도 공부 지옥이냐? 하면 그건 아니다. 분명 여기 친구들은 한국인 유학생들은 한국보다는 긴장감이 한 템포 늦춰진 듯 or 아주 캐네디언 처럼 취미생활하며 즐겁게 지내는 친구들이 많고 백인 친구들 중에는 말로만 듣던 수학을 정말 못하는 사례들도 가끔 이야기를 듣다보니 한국 친구들은 뭐 공부 조금만 해도 영특한 학생이 될 수 있는 것 같고 한국처럼 하지 않아도 되고 그런 느낌이 있기는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캐나다 공교육이 아무것도 안 가르치고 놀게만 두는 것은 아니다. 여기는.... 안 하는 친구들을 무안하게 하지는 않지만, 잘 하는 친구들한테는 또 다른 기회를 주는 것 같다. 우선 밴쿠버 +광역 밴쿠버는 MACC라고 하는 영재교육이 있다. 내 아이들이 아직 해 본 것이 아니라 더 자세히 쓸 말은 없지만 한국처럼 영재교육이 존재한다. 세컨더리는 참여형 시험도 있다. 무슨 시험인지 모르겠지만 어려워서 안 볼 사람은 안 보고 볼 사람은 보고....클럽 활동도 많다. 그래서 아이들이 행복도가 높은지도 모르겠다. credit을 주기 때문에 마음대로 들락날락 하는 동아리가 아니라 담당 선생님이 계시고 실제로 아주 액티브하고 학생들 참여율도 높다. 아침 7시 반까지 학교를 가서 아침부터 동아리활동을 해야하니, 애정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정말 그 취미를 좋아해서 모이는 그런 느낌~ 같은 취미 친구들 선후배가 모이니 학교 생활 즐거운 것은 당연하고.
공부 관련해서는 AP나 IB 수업이 있으니(학교마다 다름)선행하고 대학 기초 수업 듣는 친구들도 많다. 안 하는 친구들도 많지만 하는 친구도 많다는 말. 밴쿠버 전체의 모든 중고등 학교가 다 똑같진 않지만 여기서도 공공연히 AP수업이 짱짱한 학교를 선호하는 부모님과 학생들이 있고 수요도 많다. (아이 친구가 AP 과목이 더 많은 학교로 전학할까 하는 이야기를 들어서 하는 말) 특히, 중국인 부모님들이 한국의 부모님들처럼 성적 관리를 하고 잘 못하면 야단을 심하게 치는 경우가 있다고 '카더라'로 들었다. 어딜가나 경쟁이 취미인 분들은 꼭 있나보다.
https://en.wikipedia.org/wiki/Multi_Age_Cluster_Class
MACC
(다음에 유학생이 왜 MACC가 힘든지도 써야겠네요)
그럼 캐나다 와서는 공부 안해도 어쨌든 좋은 대학 갈 수 있다는 거네?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는데... 한국에서도 그랬고 여기서도 마찬가지인데.... 안 하는 건 모르겠고, 덜 해도 가는 건 맞는 것 같다. 다만, 이제 우리가 이 관점을 좀 바꿀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좋은 대학 나와도 아무것도 보장되는 것이 없다. 더욱이 '좋은 대학'이라는 말은 그것이 rating이 되었든 인지도가 되었든, 남들이 보기에 좋은 대학을 말하는 것 같은데... UBC 졸업한다고 인생 대박나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 언제까지 '쪽팔리지 않게' 사는 것을 인생의 목적으로 둘 것인가. 그리고 소문이 많이 났지만 북미 대학들은 입학보다는 졸업이 힘들다고 하더라. 실제로 UCW 에도 처음에 그만두고 한국 가시는 분 있으셨고요.. 맴찢......
짧은 나의 캐나다 유학생 경험으로는 캐나다 대학들은 independent learning을 지지하고 있어 한국보다 공부가 어렵다. 어렵기도 하지만 힘들다. 교수님이 설명을 일일이 안해주고 과제 던져주고 토론시키고 나머지는 알아서 해결해서 레포트 써오라고 하니 스스로 해야 할 것이 너무 많거든. 또 좀 완벽하지 않다고 패싱 당하는 일은 없으니 다들 근근히 학교는 잘 다니고 마무리를 할 수 있긴 하다. 내가 느끼는 캐나다는 알아서 하고 싶은대로 하고 대신 분명 열심히 하는 애들한테는 뭔가를 더 주거든. 처음엔 나도 여기서 과제양이 너무 많아서 황당했는데 이제는 full time student란 이런 것~ 이라 받아들이고 내 아이들 무상교육 하려면 내가 이정도 공부는 노동과 맞바꾸고 공부하는 것이라는 걸.... 깨우쳤다.
캐나다에 왔다고 공부 안해도 된다는 생각은,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동의할 수도 없다. 더 좋은 것을 얻고 싶다면 자신을 던질 수 있어야한다는 걸, 난 이 나이에 여기 와서야 배우고 있다. 아줌마들한테야 한국이 천국이지 머.'Vancouver'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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