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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밴쿠버 유학은 몇 살 쯤 오는 것이 좋을까?
    Vancouver 2023. 1. 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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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필라노 서스펜션브릿지





    오늘 네이버 카페에서 초등 저학년에 캐나다에 왔는데 아이 영어가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것 같다는 하소연을 읽었다. 훌륭한 댓글을 써 드릴 수 있었다면 그 글에 바로 달았을텐데, 아이가 너무 어릴 때 온 것 같으니 한국에 돌아갔다가 나중에 오시는게 어떻냐고 할 수는 없어서 내 블로그에 혼잣말로 끄적여본다.

    아무리 객관적으로 쓰고 싶다 한들, 나 역시 내가 온 이 시점이 가장 적기라고 밖에는 써지지 않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이 글을 쓰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개인적으로 내가 이렇게 해 봤는데 이게 좋으니 이것이 답이고 심지어 나를 따르시오 하는 종류의 글을 별로 좋아하지 않음. 그렇지만 우선 지금 내가 아이들을 데려온 이맘 쯤이 좋다고 생각한 이유들은 나열할 수 있을 것 같으니 그쪽으로 포커스를 두고 써내려갈까 싶다.

    1 아이들의 독립성
    딱 몇 살이라고 숫자를 찍는 것 보다는 아이들이 얼마나 제 몫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겠다. 여긴 노동력이 곧 비용이니 아이가 혼자서 처리할 수 있는 일이 많으면 많을 수록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만약 어른 1명 외에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여분의 (?) 1인이 더 있다면, 대학생 아이나 배우자 같은... 그러면 한결 일이 수월할 것 같고, 아이들이 저희들끼리 등교를 할 수 있다고 하면 그것 또한 대환영할 일이다. 내 아이들은 저희들끼리 등교를 하기엔 집이 좀 멀지만 대신 도시락을 저희들끼리 쌀 줄 안다. 내가 등교나 시험을 앞두고 바쁠 때는 아이들끼리 간식도 만드는데 얼마나 기특한지 모른다. 또, 큰 아이가 동생을 돌볼 수 있는 만 13세에 왔기 때문에 와서 시터를 구하지 않아도 되고 급한 날은 등교를 아이들끼리 해결하기도 하는 그런 '호사'를 누린다.

    2 안전의식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문제인데... 여기 병원 시스템이 워낙 불편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 몸 보호한다는 생각, 위험을 피한다는 의식이 있는 나이가 되면 더 좋지 않을까.. 최소 초3. 왜냐하면 2,3학년 합반, 4,5학년 합반.. 이런 식으로 큰 아이들도 같이 노니까 더욱. 병원은 없고, 바깥놀이는 확 늘고, 따라다니면서 돌봐줄 수도 없고.

    3 예체능
    난 한국에서 유난히 예체능을 많이 가르치던 엄마였다. 공부야 혼자 할 일이고 예체능은 (그림처럼 혼자 그리는 경우가 없진 않겠지만) 수영이든 여타 스포츠 대부분은 강사의 도움이 필요했다. 많은 분들이 캐나다 오면 예체능을 더 열심히 시키는 듯 보이는데, 오히려 난 한국에서 노란 버스 태우고 비싸게 여름 방학특강까지 이용하면서까지 수영을 마스터 시키고 왔다. 한국에서 수영 배우면 여기 와서 3m 깊은 물에 수영 못한다는 말도 들었는데... 음... 생존수영을 배워오니 괜찮기만 하더라. 캐나다 사교육 비용은 아무리 커뮤니티 센터라고 해도 엄청 저렴한 것도 아니고 차량이 되는 것도 아니니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시켜오는 것이 더 낫다에 한 표를 둔다. 특히, 여기 와서도 필요한 사교육이라면.

    특히, 악기. 한국이 악기 레슨비가 저렴한 것은 누구나 인정할 것 같은데, 내 아이도 한국에서 배워온 악기 덕에 오자마자 밴드에 들어가서 친구 사귀고 클럽 활동하면서 학교 생활 적응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작년 연말에는 공연도 했는데 한국에서 배워오지 않았더라면 아마 여기서 시작하는 일은 불가능했을 것 같다. 특히, 부모님이 공부를 하거나 LMIA를 진행해서 아이한테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어렵다면 여긴 학원차량이라는게 없으니 더더욱 한국에서 준비하고 오면 좋겠다.

    4 영어
    이건 좀 논쟁의 여지가 있을 것 같은데 나는 철저히 외국어 교육도 한국이 제일이라 생각한다. 그럼 넌 왜 캐나다에 갔니? 하고 물을텐데 그 이야기는 여기에 한두 줄 더하기엔 너무 길어서 다음에 따로 적을 것이다. 그럼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 또 비겁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이 네이리브로 태어나서 그 부모 밑에 자라며 현지 학교 다니고 친구 사귀는 것이 베스트이지만 네이티브 아니라는 전제를 달면 가장 비용이 크게 드는 방법이다. 많이들 한달 살기를 하러 밴쿠버에 오시던데, 한달이든, 6개월, 혹은 1년 같은 단기 연수를 생각한다면 한국에서 최대한 끌어올리고 현지에 와서 polishing 하는 것이 제일 좋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내가 다른 외국어를 배울 때도 보면, 한국에서 준비가 잘 된 유학생들은 스타트가 일단 높은 레벨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더 많은 것들을 배워서 돌아가게 된다. 영어도 한국에서 이미 영어를 어느정도 다지고 온다면 현지에 와서 친구들을 사귀고 수업 들으면서 갑자기 네이티브에 가까운 영어수준까지 끌어올리게 된다. 언젠가 이 이야기를 다시 쓰겠지만 짧은 기간, 그리고 아이 나이가 어릴 수록 가성비는 더 좋지 않다는 결론. 어디까지나 내 생각일 뿐이니 오시는 님들이 그건 개소리고 나는 갈거야~ 생각하신다면 마음대로 하시면 됩니다. 오시는 님 돈이니까요. 여기든 한국이든 많이 읽고, 쓰고, 듣고, 말하고 <- 영어 공부는 전세계 어디에 데려다놔도 똑같다는 거.

    5 아이가 원할 때
    아이가 하고 싶어할 때가 적기이고, 가고 싶어할 때가 적기였다. 적어도 우리 가족에게는. 여기 와서 아이들이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거나 누가 보고 싶어서 어떻다거나 하는 말이 일절 없다. 본인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오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 말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어하는 것 같기도 하다.
    캐나다 가면 영어만 공부할텐데 뭐하러 한국에서 미리?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대다수일텐데 그것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캐나다 땅을 밟는다고 해서 발바닥부터 전율이 오르며 갑자기 뇌가 영어 친화적으로 변하는 일은 없다. 여기 와서 영어 때문에 고군분투 하는 아이들과 어른들이 많고 여전히 학원의 도움을 받는 일도 잦다. 학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외국인을 위한 영어 수업'에 유난히 한국인 친구들이 옹기종기, 시험 패스를 하지 못하고 해를 거듭하며 죽순이죽돌이로 남아있다는 것은 논픽션이고, 캐나다 땅 위에서도 영어에 대한 고민과 책임은 결국 개인의 능력에 따라 달려있다는거. 자신감이 떨어지고 사춘기를 맞이하는 경우 영어는 더욱 힘들어지기도 한다는거. 밴쿠버의 인프라 편한 동네는 한국인 반친구들이 꽤 많아서 그것도 또 걱정거리 하나 추가되기도 한다는거.

    아, 그래서 몇 살이 좋은 거냐?

    일단 유학 자금이 풍부해서 나중에 다시 오는거 얼마든지 콜!이라면 한달살기 아무때나 좋을 거 같고,
    엄마 아빠 휴직하고 인생 단 한번의 도전이라고 한다면 엄마아빠는 젊을 수록, 아이는 클 수록 좋을 거 같고(영주권 생각 있냐 없냐의 차이가 클 것 같아서),
    딱 인생 단 한번이지만 1년~2년만 하고 반드시 한국 돌아가는 기러기 엄마의 도전이라면 나라면 초등 5~6학년에 오겠음. 대신 영어는 뉴베리 두어 권은 제대로 읽었고 원어민 대화 조금이라도 되고 자막없이 미드 쪼금이라도 보는 수준 이상... social study, science 버릴 생각이 아니라면... 이정도 소통 능력이 필요할 것 같다, 초5~6에. 여기 초등3학년은 학교가서 놀다오는 기분이었는데.. 4학년부터는 reading이 과제로 매일 있고 과학은 마찰력, 작용, 반작용 이런거 배운다는....

    카페 질문 글 보고 그냥 혼자 주저리 주저리 써 봅니다.

    https://youtu.be/r1CY2nMHGhE

    이 분은 1년 유학도 안하는게 낫다 하시네...;  (전 교인이 아니라 교회부분은 시청 스킵)

    난 준비 많이 된 사람의 1년은 추천
    준비 없는 1년은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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